신소영의 you complete me
청춘이 그리운 것은 예술에 열광했기 때문이다. 사랑에 미치고 계산하지 않고 순수했다.다방에 앉아 함께 커피를 마셨다. 책과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떨렸다. 사진을 찍었다. 엽서를 썼다. 그리고 걸었다. 계절은 그 사이사이 꼭 어딘가에 추억을 심어 놓고 꺼내 들게 한다.
그만 꺼내야겠다.
보고 싶다.
혼자여도 좋을 것 같다. 봄바람 불고 꽃이 피면 차 한잔 마셔야겠다. 가을엔 높은 하늘을 감상하며 책을 읽어야겠다. 그리고 여름엔 해 질 무렵 전시관을 둘러봐야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너와 함께해 행복한 때. 나도 안녕. 너도 안녕.
너의 손을 잡고 걸었던 길이 그리워. 그날은 따뜻했어. 들려줬던 이야기만큼 목소리는 달콤했지. 다시 볕이 좋은 날 손잡고 너와 걷는 꿈을 꾸고 싶어. 가을 냄새가 났던 그날을.
생각을 정돈하다.
고민한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여행은 터미널에서 시작된다.
급하지 않다.
급했던 적이 있다.
마음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다른 여행을 시작한다.
그곳에도 길이 있다.
사람이 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선율이 흐른다. 처음 만나 본 것은 얼굴이 아닌 신발이었다. 그리고 자세히 얼굴을 봤다. 눈이 내린다.
대화가 계속 이어진다. 비틀스 잡지 KINO 그리고 이소룡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까지 밤을 새워 이야기한다. 함께 만화책을 읽으며 새벽을 기다린다.
비틀스 전집과 재패니메이션에 빠져 한동안 헤어나지 못했다. 대부분의 중독은 그에게서 기인해 시작됐다.
겨울사랑은 지독하다.
해독이 필요해.
인간은 모순된 존재다. 자신으로부터 먼 것을 동경하고 사랑한다. 다른 것에 열광한다. 익숙한 것을 지루해한다. 원하지 않는 습관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다. 새로운 습관이 구원해줄 것이라 믿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모순되지만 흥미로운 존재다.
산책이 차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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